1979년 2,000만원에 분양됐던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026년, 펜트하우스 분담금만 97억원을 찍으며 대한민국 초고가 주거 브랜드로 재탄생하고 있다. 재건축 좌절의 상징이던 은마가 학군과 입지를 무기로 대체 불가능한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29년 재건축 실패 끝에 마침내 출발선
은마는 오랜 기간 재건축 실패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1996년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출범한 이래 25년 넘게 진척을 보지 못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기준 강화, 층수 제한 등 각종 규제 장벽이 잇따라 가로막았다.
2010년 조건부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35층 높이 제한을 도입하면서 49층 아파트 건설 계획은 무산됐다. 그러나 2022년 해당 제한이 폐지되고, 2025년 말 정비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마침내 재건축에 탄력이 붙었다.
49층 5,893가구 초대형 단지로 변신
은마는 최고 49층, 총 5,893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중 1,090가구는 공공주택으로 공급된다. 계획이 통과되자마자 은마아파트는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5년 10월 34평형이 43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30평형 역시 38억원에 팔렸다. 재건축 이후 예상되는 조합원 분담금은 시장을 놀라게 했다.
펜트하우스 분담금 97억... 그래도 12명 신청
최근 공개된 예비안에 따르면, 286㎡ 펜트하우스의 경우 분담금만 97억3,000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명이 이를 신청했다. 143㎡ 펜트하우스에도 50명이 몰렸다.
금액 기준으로는 30억~100억원대. 하지만 이는 대치동이라는 입지와 은마라는 브랜드, 그리고 신축 고급 단지에 대한 기대가 결합된 결과로 보인다. 단지의 전세가는 아직 5억~10억원 사이로, 실거주보다는 투자 수요가 강한 편이다.
대치동 교육의 심장... 학원가 도보권
은마의 진정한 가치는 학군에서 빛났다. 70년대 후반 휘문고, 경기고, 숙명여고 등이 이주하며 대치동은 자타공인 교육 1번지로 자리잡았다. 학군에 따라 수요가 움직이는 시대, 은마는 명문고와 학원가를 품은 입지 덕에 단숨에 상징 단지로 부상했다.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대치동 내 학원 수는 1,296개에 달한다. 같은 강남권 내 반포동(303개), 잠원동(145개), 압구정동(8개)과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은마아파트는 이 학원가를 도보로 이용 가능한 거리에 있어 대치동 교육의 심장으로 통한다. 특히 대치동은 국내 입시 트렌드를 가장 먼저 반영하고 분석하는 지역으로, 서울대 의대생 멘토, 억대 계약금 스타 강사 등으로 이어지는 고급 학습 인프라가 촘촘하게 구축돼 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제 은마는 단순한 재건축 아파트가 아니라, 대한민국 상위 자산가들이 선택하는 고급 주거 브랜드다. 향후 반포에서 대치로 초고가 수요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